필사 열풍의 시작이었던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그 후속작이 출간됐다. 이번 책은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막상 입 밖으로 내는 말은 매번 짧고 상투적인 단어밖에 없는 자신이 답답한 이들을 위해 나만의 표현력을 찾는 길을 안내한다.
책의 왼편엔 저자가 직접 고른 문장들이 적혀 있고, 오른편엔 필사를 할 수 있는 공간과 그 아래에 저자가 쓴 메모가 있다. 메모는 해당 문장의 핵심 메시지에 대해 말하기도 하고 이 문장이 왜 잘 쓴 문장인지를 설명하기도 한다. 그간 기계적으로 옮겨 쓰는 필사에서 큰 의미를 찾지 못했다면 저자의 상냥한 안내가 도움 될 것이다.
2025년이 50일 남짓 남았다. 올해도 이룬 것이 없는 것 같아 초조해진다면 남은 시간 동안 이 책으로 필사를 시도해 보면 어떨지. 조금 더 나은 표현력을 장착한 채로 내년을 맞이하겠다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목표는 이룰 수 있을 것이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읽기가 경험이라면, 필사는 체험입니다. 모든 체험은 결국 내 것이 됩니다. 몸속에 딱 붙어 잃어버릴 수도, 빼앗길 수도 없는 온전한 내 것이요.
귀엽고 유머러스한 일상 속 아이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찰리와 롤라' 시리즈 작가 로렌 차일드가 크리스마스 이야기로 돌아왔다. 시리즈 탄생 25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이번 책에서는 단 하루의 축제가 아닌, 매일매일을 특별한 하루로 만들어가는 두 남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담았다.
매 순간 “크리스마스야?” 하며 들뜬 롤라와, 그런 동생을 다정하게 돕는 찰리. 두 아이는 편지를 쓰고, 뜨개 양말을 만들고, 종이 눈송이를 붙이며 ‘기다림’을 둘만의 놀이 공식으로 바꿔나간다. 천, 종이, 사진 등 다양한 사물로 만든 입체적인 콜라주 스타일과 정감 있는 손글씨, 리드미컬한 문장 구조는 흥겨움을 더하며,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뛰어노는 유쾌한 아이의 감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지루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법? 찰리와 롤라가 함께 알려줄 것만 같다.
- 유아 MD 권윤경
비극적인 사건으로 살얼음판이 된 궁궐. 입맛을 잃은 임금은 우연히 생각시 소복이네 집의 고추장을 맛보고, 그제야 식욕을 되찾는다. 전국 산해진미 대신, 맵고 달달하고 짭조름한 고추장맛에 반한 임금을 위해 소복이는 먼 심부름 길에 오른다. 이 책은, 맛있는 고추장을 찾아 떠난 소복이의 파란만장한 심부름 여정을 정겹게 그려낸다.
동화는 궁궐로 무사히 돌아온 소복이가 임금의 부름을 받아 하루 동안의 여정을 풀어놓는 장면으로 전개된다. 강물에 휩쓸려 위기에 처하고, 수상한 묘지기를 피해 도망치다 기절하기도 하며, 어렵게 돌고 돌아 마침내 고추장 주인을 만난 여정을 소복이 특유의 구수한 사투리로 들려준다. 그 맛깔나고도 생생한 이야기에 임금은 물론, 상선, 양 상궁 등, 궁내 여러 사람들까지 흠뻑 빠져든다. 웃음과 온기가 사라졌던 궁궐은 소복이의 이야기 덕분에 생기를 되찾는다. 사람과 마음을 연결해 주는 이야기의 힘을 귀여운 아이의 목소리를 통해 전하는 훈훈한 동화다.
- 어린이 MD 송진경
심사평
비극적인 사건으로 아비를 잃고 아들을 잃어 침통하게 얼어붙은 궁궐 안에서 웃음꽃을 피우는 주인공 소복이의 이야기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의 연결이자 소통의 힘으로 다가오며, 종국에는 비극적인 사건이 만들어 낸 참담한 균열을 복구하기에 이른다. 위아래 할 것 없이 힘겹고 상처받은 이들에게 치유와 소통의 몫을 톡톡히 해내는 이야기의 힘을 확인시켜 주는 역사 동화다. _김리리, 보린, 원종찬(심사평에서)
암갈색 피부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한국식 이름을 가졌으며 음악을 좋아하는 소년 팰. 소년은 이웃집 로런의 초대를 받아 들어간 집에서 은둔 수학자 피터를 만나고, 피터가 고민하고 있던 작업, 4차원 초입방체의 형태를 구체화하는 프로그램을 체험해 본다. 이후 피터는 전자 건반을 가르쳐준다는 명목으로 팰을 초대해 프로그램 사용법을 가르치고, 이내 팰이 고차원 내에서의 좌표와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천재적인 재능이 있음을 발견한다. 계속해서 프로그램을 사용하며 고차원 영역을 탐색하던 팰은 그 과정에서 ‘바깥세상’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한 것에서 외로움을 느껴 바깥세상 사람들을 향해 음악을 연주하기로 하고, 피터와 함께 자기장이 4차원으로 확장되는 원뿔 형태의 스피커 시스템을 만든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이곳’에 속해있지 않은 팰과 피터. 그들이 음악을 연주해 ‘바깥’으로 보내자, 이윽고 방문자들은 상상할 수 없었던 형태로 찾아온다.
네뷸러상 5회, 휴고상 2회, 엔데버상 2회, 중국 갤럭시상 및 일본 성운상 등을 수상한 SF의 거장 그렉 베어 단편집. 앞서 소개한 표제작 <탄젠트>를 비롯해, 나노기술이 최초로 등장한 SF이자 휴고상 및 네뷸러상을 수상한 <블러드 뮤직>,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아동을 설계할 수 있는 미래를 다룬 <자매들> 등 작가의 대표 단편 9편을 한데 모아, 출간 당시 평단과 독자들에게 그의 작품 세계의 정점을 보여준 소설집으로 평가되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작가 도리스 레싱이 “사람들은 모른다. SF야말로 동시대 최고의 사회소설이며 그렉 베어는 최고의 작가라는 것을. 나는 그를 존경한다.”라며 작가의 작품세계를 극찬하기도 했다.
- 소설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4차원 존재가 여기 오려면 얼마나 여행해야 할까?
나는 여기 당도하기 위해 얼마나 먼 길을 걸어왔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