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국내저자 >

이름:이운진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1년, 대한민국 경상남도 거창

직업:시인

최근작
2024년 4월 <저녁 잎사귀처럼 알게 될 때>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옵션 설정
25개
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2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시집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며칠이 지났다. 그 사이 대웅보전 꽃문살이 바래고, ‘구름 요와 하늘 홑청’을 덮고 잠들었던 ‘길 밖의 모텔’도 사라지고, 폐가의 토담은 조용히 무너져 흙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러나 끝내 자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 있었다. 손사래를 치고 위협을 해도 꼼짝도 않는 저 두려움의, 애원의, 원망의 눈빛을 한 개 한 마리였다. ‘입구와 출구가 봉’해진 골목에 몸이 묶인 채 ‘다 하지 못한 말을 품고 으르렁거리는 개’, 이를테면 필사적으로 밧줄을 끊고 달아나보려다가 어느덧 그 목줄이 힘줄이 되어버린 개의 깊은 눈망울에 담기고 만 거였다. 별도 ‘뾰족한 이빨을 가지’고 뜨는 밤이 있다는 것을 개의 눈 속에서 보았다. 그렇다면 이것은 삶 앞에 몸뚱이를 떼어 바친 자의 노래였던가. 가장 아픈 삶으로 가장 힘차게 운명을 긍정하는 자의 싸움이었던가. 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멍이 배에 가득 번지는 것처럼’ 그의 상처가 내게서 발묵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는 ‘이백 근이 넘는 그늘 속’에서 ‘세상이 다 버릴 것 같았던 뼈’를 혼자서 우려낸 듯 하다. 이것은 사람들이 흔히 삶이라고 부르는 것이지만, 가끔 그와 같은 사람은 ‘시’라고 믿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시집에서 더욱 짙어진 그의 ‘살냄새’를 맡게 되는 것이다. 그는 ‘개가 낳’아 준 생의 빈칸을 시로써 채우고 있으므로, 시를 묶은 노끈을 풀면 ‘생을 되새김질하며 늙어 가’고 싶다는 그의 꿈이 보인다. 그래서 ‘생가죽 같은’ 그의 노래는 아픔을 아는 이라면 누구에게나 오래오래 기억되리란 믿음이 드는 것이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