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니 정말로 중요한 것에 대하여"
바쁜 일상에 지친 평범한 가장인 ‘나’는 주말을 맞아 혼자 시골 별장으로 떠났다. 새벽 5시 12분, 평소처럼 눈을 뜬 나는 운동화를 신고 꼭두새벽부터 정처 없이 숲속을 걷다가 별장 앞 조용한 호숫가에 이르렀다. 호숫가에서 물에서 막 나왔는지 온몸이 젖어 있는 남자가 말을 걸어 온다. “아이고, 당신도 침대에서 굴러떨어졌나요? 아주 일찍 일어나셨군요?” 그러자 나도 모르게 대답이 튀어나온다. “아니요, 인생에서 굴러떨어졌답니다.” 대답을 들은 남자는 자신을 카를이라고 소개하며 다정한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그는 자신처럼 호수에서 수영할 것을 권했고, 나는 망설임 끝에 물에 몸을 담갔다. 그것은 참으로 오랜만에, 나를 위해 한 가장 자유로운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으로부터, 나의 남은 스물다섯 해의 여름을 영영 바꿔버릴 주말이 시작되었다.
평범한 비즈니스맨이자 두 아이의 아빠 ‘나’가 혼자 시골 별장에 내려갔다가 괴짜 농부 카를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아주 특별한 이틀을 담은 소설. 바쁘게 살고는 있는데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건 아닌지 물음표가 떠오를 때, 목표를 향해 경주마처럼 달려왔지만 정작 내 마음이 어떤지 모르겠을 때,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는 게 아득하게 오랜만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이미 한 방향으로 너무 오랫동안 와버린 건 아닌지 혼란스러운 어른들에게 다시 순수한 삶의 정수에 가 닿는 길을 안내해 줄 이정표가 될 소설이다. 읽는 동안 독자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타인의 기대를 충족하는 일이 왜 그렇게 중요했을까? 나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나 일 대신 왜 다른 일로 그리 긴 시간을 보냈을까?
- 소설 MD 박동명 (2025.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