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 칼리 “친애하는 당신은 멸종되었습니다.” "
어느 이름 없는 숲속에 '꿈의 그늘'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에서 왈라비 박사는 숲속 동물들의 꿈, 악몽을 치료하는 의사이다. 동물들은 갖가지 악몽을 꾼다. 거대한 발에 짓밟히는 꿈, 밤새 누군가에게 쫓기는 꿈, 항상 들리는 이상한 소리. 숲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그런 어느 날,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가 왈라비 박사를 찾아와 악몽을 이야기한다. 늑대의 꿈은 이상하다. 텅 비어 있는 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깊고 깊은 곳에서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어둠만이 보이는 꿈.
다비드 칼리와 클라우디아 팔마루치가 함께 한 이번 작품은 이미 멸종된, 또는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들이 꾸는 꿈을 매개로 생명과 존중, 환경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한다. 현실과 환상이 기묘하게 얽힌 이야기와 초현실주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은 환상적인 일러스트는 우리를 '꿈의 그늘' 한가운데로 초대한다. 마치 같은 꿈을 꾸고 있는 듯, 아득한 여행을 하는 듯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제는 사라져 다시 볼 수 없는 동물 128마리의 초상을 만난다.
- 유아 MD 강미연 (2021.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