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괴담의 막이 열린다"
에도의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는 계절의 풍취에 맞춤한 아름다운 주머니만큼이나 특별한 '괴담 자리'로 명성이 높다. 수많은 사람들이 미시마야를 찾아 마음에 맺힌 각양각색의 불가사의한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이야기하고 버리고, 듣고 버린다."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명심해야 할 이곳의 가장 중요한 규칙이다. 그동안 의연하고도 사려 깊은 태도로 손님들의 기이한 사연에 귀기울여온 오치카. 올해부터 그의 자리를 미시마야의 차남 도미지로가 물려받게 되었다는 큰 변화가 있다.
듣는 사람이 바뀌니 찾아오는 손님과 이야기의 면면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겨, 미시마야 괴담 자리의 새로운 막이 열렸다. 얼굴에 갑자기 생겨났다가 튀어나와 도망치는 눈물점, 벚꽃이 만발하는 봄에는 절대 올라가선 안 되는 언덕, 고을과 고을 사이를 달리는 파발꾼을 계속 따라오는 정체불명의 물질, 돌연 길을 잃고 괴기스러운 저택에 갇혀버린 여섯 명의 사람들. 네 편의 강렬한 이야기가 마치 괴담 자리에 함께 앉아 듣는 듯 생생하게 다가와 순식간에 일상을 빨아들인다. "미시마야 시리즈에 몰입할 때야말로 이야기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을 쓰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는 미야베 미유키. 지금까지 미시마야에서 이야기된 괴담은 총 31개인데, "마지막까지 이야기해 버리면 정말로 괴이가 일어나 버리기 때문에 99화에서 완결할 예정"이라고 하니 어쩐지 등줄기가 서늘해진다.
- 소설 MD 권벼리 (2020.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