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바보들이 한 마을에 산다면"
두 천사가 인간 세상으로 향한다. 지혜로운 영혼들을 모두 모아 마을과 도시들에 고루 떨어뜨리는 임무를 맡은 첫 번째 천사와 어리석은 영혼을 전부 자루에 담아 데려오는 임무를 맡은 두 번째 천사. 지혜로운 영혼은 많지 않아 첫 번째 천사는 수월하게 임무를 완수한다. 어느 곳을 가든 셀 수 없는 어리석은 영혼을 마주치는 두 번째 천사의 임무 수행은 녹록지않다. 영혼을 모은 거대한 자루를 매달고 산을 넘던 천사의 자루 밑이 찢어지고, 어리석은 영혼들이 일시에 산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그렇게 폴란드의 작은 마을 헤움에 세상의 바보들이 모여 살게 되는데.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다고 믿는 바보들의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발하고 엉뚱한 일들. 다른 도시로 여행을 떠났으나 길을 잃고 원래의 마을로 돌아와서는 그곳을 꼭 닮은 다른 도시라고 믿는 구두 수선공, 실수로 창문을 만들지 않은 캄캄한 교회당을 밝히기 위해 손바닥으로 햇빛을 나르는 신도들. 세상의 바보들에 대한 유쾌한 풍자와 은유가 오래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나는 때때로 이런 우화를 쓰고 싶었다. 내가 몸담고 살아가는 세상의 엉뚱한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라고 말하며, 시인 류시화가 우화집을 선보인다.
- 소설 MD 김효선 (2018.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