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2025년 7월 23일 출간, 노회찬 7주기 헌정 도서
언론인 손석희, 배우 오민애, 작가 최현숙, 방현석 추천
옴니버스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아홉 편의 생애사
나와 가까운 사람의 생애를 듣는 것의 의미
서문. 우리들의 드라마를 기록하며
1화. 잘난 척 좀 하고 살고 싶어. 다른 세상을 살고 싶어
― 최구름의 달 밝은 밤을 홍리경 기록
2화. 함께 깨어 있던 많은 밤들에
― 정양언의 계곡 있는 산을 정연빈 기록
3화. 이걸 모르고 살았다면 얼마나 억울했을 거냐
― 김현옥의 뜨거운 한낮을 최선희 기록
4화. 남을 위해 따뜻한 옷을 만들지만 우리들 마음은 너무 추워요
― 배서연의 겨울 같은 봄을 신정임 기록
5화. 밥도 못 먹었냐는 그 말
― 이경희의 천 길 물속을 이수정 기록
6화. 이 고집 때문에 그렇게 살 수 있었나 봐요
― 박미희의 열 번의 사계를 김성미 기록
7화. 그 사람들을 보면서 뭔지 모르지만 책임을 져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 김인자의 황혼을 심예리·장상화·김태웅 기록
8화. 자유롭게 재미있게 나답게
― 우상택의 곁가지로 난 길을 오현정 기록
9화. 유가족, 그 삶을 넘어 살아가야겠지
― 이용관의 저녁 어스름을 김혜영 기록
※ 아홉 편의 삶을 담은 이 책은, 누구나 자기 자신이 주인공인 ‘인생이라는 드라마’를 담은 각본집 같기도 합니다. 그 아이디어를 살려, 책 속 내용을 바탕으로 표지를 만들었습니다.
S#1. [최구름의 달 밝은 밤]
(풀벌레 소리) (NA) 내가 애기 젖을 먹이는지, 애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어. 그 애기를 데리고 내가 얼마나 처량했게? 그래도 그 어린 게 너무너무 이쁘고. 그것만 안고 그것만 쳐다보고 긴긴밤을 그렇게 새웠다. 달 보면서. 살면서 내가 이 집에서 죽을 때까지 산다는 생각은 안 했어. 그래서 차비 정도는 내 주머니에 항상 있었지.
S#2. [정양언의 계곡 있는 산]
(졸졸 물소리) (NA) 한번은 화엄사 쪽 산길을 걷는데 네 엄마가 갑자기 기운이 쭉 빠지는 거야. 놀라서 엄마를 산길에 앉혀 놓고, 막 뛰어가 차를 가져왔지. 진짜 아찔하더라. 사람도 없고. 그래서 진짜 간만에 산길을 겅중겅중 뛰었네. … 간병을 하다 보니 조금 괜찮아지는 때가 와. 엄마가 밤에 집 근처 계곡 물소리 듣는 걸 좋아했거든. 손을 잡고 조심조심 나가서 별도 보고, 물소리도 듣다 오고 했어.
S#3. [김현옥의 뜨거운 한낮]
(NA) “우리 임금 받으러 노동부에 가자!” 다섯 명인가 여섯 명인가가 북부 노동청을 같이 갔어. 실태를 자세히 물어보더라고. 전부 말하고 돌아왔는데 며칠 동안 안 보이던 사장이 딱 나타났어요. 연락이 갔나 봐. (“사장님 얼굴이 너무 초췌해 보인다. 너무 불쌍하다.” 하는 사람들) “네가 더 불쌍하다. 돈도 못 받은 우리가 불쌍하지 왜 저 사람이 불쌍하냐?” 그랬어요.
S#4. [배서연의 겨울 같은 봄]
(묘하게 어우러지는 북소리와 미싱 소리) (NA) 봉제 덕분에 아이들을 건사했어요. 잘라 놓은 천 쪼가리들이 옷으로 만들어진다는 게 얼마나 신기해요. ‘내가 이렇게 옷을 예쁘게도 만드네.’ 하면서 뿌듯하죠. 봉제한 지 40년 넘은 요즘에야 좀 괜찮게 만드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일할 때는 숨 돌릴 시간이 없고, 겨울은 일이 없어서 너무 춥고. 봄이 되면 좀 더 따뜻한 이야기가 나올까요?
S#5. [이경희의 천 길 물속]
(NA) 물이 깊지는 않고 딱 허리춤 정도 오더라고요. 강을 건너고 하염없이 뛰었지. 뒤에서 총질할까 봐. 정신없이 뛰다 보니 울창한 수림이더라고요. 이제 중국 땅이죠. 그렇게 딱 눈 뜨고 보니까 얼마나 서러운지. (OL) 제가 뒤에서 들어오는 줄도 모르고 언니 하나가 “탈북자인 주제에 청소나 해 봤겠어? 그런데 어떻게 주임을 한다는 거야?” 하면서 사람들 다 있는 데서 막 떠드는데…. 나는 그때 그 말이 지금도 생생해요.
S#6. [박미희의 열 번의 사계]
(NA) 자동차 영업은 유독 힘들었어요. 형광등 하나 갈아 본 적 없는데, 수많은 차량 부품과 복잡한 기계 용어를 익히고, 고객 앞에서 차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낯설었지만 새롭게 도전할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OL) 잠 한숨 못 자고 대치하며 천막 기둥을 부여잡고 버텼어요. 회사 관계자는 칼을 들고 와 천막을 찢으려 했고, 알 박기 용역은 천막 안으로 들이닥쳤고, 경찰서 정보관은 팔짱만 끼고 있더라고요.
S#7. [김인자의 황혼]
(몽타주) #“쟤는 달동네 가난한 집 아이, 얘는 아랫동네 기와집 아이.” 우리 어린 시절 나뉘었던 게 지금도 이어진다니 성질이 나. #노인들 상대로 백지 투표용지를 모아 ‘릴레이 투표’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가만있지 못해 구로구청 옥상에서 난리를 쳤어. #용역 회사 관리소장들의 성추행에 대해 들으려고 수박 두 통 들고 야간 노동자들을 찾아갔지. 소장 셋을 그렇게 해고시켰어. #요양보호사를 하며 돌봄의 가치는 참 소중하지만, 정작 돌봄 노동은 참 불평등하고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어.
S#8. [우상택의 곁가지로 난 길]
(F) “네 나이에 돈이 뭐 얼마나 필요한데? 돈 주면 다 써 버릴 테니 이것만 줄게.” (NA) 첫 달부터 절반만 주는 거예요. 진짜 세상에 말도 안 되는 사장이죠. (점프 컷) 하루에 열여섯 명 발 마사지를 하는 날은 숟가락도 못 들 만큼 손이 부어요. 그래서 6개월 넘으면 쉬거나 이직하는 사람들이 많죠. 언제 그만둘지 모르니 서로 정도 안 주고, 라이더처럼 조직하기 어려운 환경이에요.
S#9. [이용관의 저녁 어스름]
(한 여인이 대청소하듯 아들의 유품을 정리한다.) (NA) 당신은 퇴근하고 집에 오면 누워만 있었지. 깜깜해져도 불 켤 생각을 안 하고. 8시쯤 방문 틈새로 당신의 잠든 숨소리를 확인해야 나는 비로소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어. 문제는 그때부터 내가 무너지는 거였지. 맥이 풀리면서 내 슬픔이 물밀듯이 들이닥치는 거야. (FO)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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