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키건이 25년의 시차를 두고 완성한
여자와 남자에 관한 세 편의 이야기
너무 늦은 시간
“키건의 필치는 그 사유를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게 흘러가게 하는 데 탁월함이 있다.”_김민정(시인)
"겉으로는 얼음처럼 차가운 문장 같지만, 그 속은 온갖 감정들이 요동치며 들끓고 있다.”_김중혁(소설가)
너무늦은시간 표지
2024년 독자들이 뽑은 올해의 책 1위 <이처럼 사소한 것들> 작가 클레어 키건의 신간. 국내에 네 번째로 소개하는 클레어 키건의 작품 <너무 늦은 시간>은 가장 최근에 쓰인 그의 문장을 만날 수 있는 최신작이자 짧은 세 편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집이다.
25년 전 데뷔작을 통해 발표한 단편부터 가장 최근에 쓰인 단편까지 국내에는 모두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로, 여자들과 남자들의 뒤틀린 관계에 대한 증언으로 묶여 있다. 프랑스에서는 미묘하거나 노골적인 우월주의를 추적한 이 소설의 번역판에 원제 대신 ‘Misogyny(여성혐오)’라는 제목을 붙였다.
표면적으로는 잔잔해 보이나 독자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긴장감을 품은 이 소설은 2023년 아일랜드 도서상과 2024년 영국 도서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그 뛰어남을 증명한 바 있다.
주고받는 몇 마디 대화만으로도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다면성을 놀랍도록 생생히 그려내는 클레어 키건의 25년 정수가 모두 녹아 있는 걸작이다.
클레이 키건 <너무 늦은 시간>
책 속에서
얽히고설킨 인간의 싸움과 모든 것이 어떻게 끝날지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삶은 대체로 매끄럽게 흘러갔다. _12~13쪽
그러다가 오래전 일이 떠올랐다. 어머니가 가스불 앞에 서서 버터밀크 팬케이크를 팬에서 뒤집어가며 만들고 있었다. 아버지가 식탁 상석에 앉고 카헐과 남동생이 양옆에 앉았다. 둘 다 20대 대학생이었고, 주말을 집에서 보내려고 빨랫감을 들고 온 참이었다. 어머니가 세 사람의 접시를 식탁으로 가져다주자 셋이서 먹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자기 접시를 들고 와서 자리에 앉으려고 했지만 동생이 손을 뻗어서 의자를 홱 빼버리는 바람에 바닥에 자빠졌다. 늦게 결혼한 어머니는 그때 예순 살에 가까운 나이였지만 아버지는 껄껄 웃었다. 세 사람 모두 실컷 웃었고, 어머니가 바닥에 떨어진 팬케이크와 깨진 접시 조각을 줍는 동안에도 계속 웃었다. 카헐은 마음 한구석으로 아버지가 다른 남자였다면, 그때 그 모습을 보고 웃지 않았다면 자기가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오래 생각하지는 않았다. _44쪽
높은 파도에 쓰레기가 밀려들어 왔지만 그녀의 주변은 온통 표백된 돌들이 층층이 쌓여 반짝거렸다. 이렇게 예쁜 돌은 본 적이 없었다. 움직일 때마다 발밑에서 델프트 도자기처럼 덜걱거렸다. 그녀는 이 돌들이 얼마 동안 여기 있었을까, 어떤 종류일까 궁금했지만 그게 뭐가 중요할까? 그녀가 그러는 것처럼 이돌들도 지금 여기에 있었다. _60쪽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던 여자는 멀리 나갈 때마다 다른 남자와 자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다. 그래서 다음 주말에 알아내기로 결심했다. 12월이었고, 또 한 해의 막이 닫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너무 나이가 들기 전에 하고 싶었다. 실망스러울 것이 분명했다. _84쪽
그녀는 견딜 수 있는 한 최대로 뜨거운 물을 욕조에 받았다. 그가 욕실로 들어와서 상의를 벗고는 그녀에게 등을 돌린 채 세면기 앞에서 면도를 했다. 그녀는 눈을 감고서 남자가 거품을 내고, 면도칼로 세면대를 탁탁 치고, 면도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둘이서 이랬던 적이 있었던 것만 같았다. 여자는 저 남자가 지금까지 알았던 남자들 중에서 가장 위협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_9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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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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