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한창인 2021년 여름, 『슬픈 세상의 기쁜 말』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단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신을 살아 있게 하는 말은 무엇입니까. 정혜윤 PD는 남도 외딴 항구의 어부, 뒤늦게 글자를 깨우친 할머니, 시장 야채장수 언니에서 9·11 테러 생존자와 콜럼바인 총기 사건 희생자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만난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그들은 가난, 우울, 슬픔, 끔찍한 재난에서도 자신을 살아 있게 만든 말에 관해, 각자 자신의 슬픈 세상에서 건져낸 기쁜 말에 관해, 저마다의 회복과 재생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 더 보기 코로나가 한창인 2021년 여름, 『슬픈 세상의 기쁜 말』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단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신을 살아 있게 하는 말은 무엇입니까. 정혜윤 PD는 남도 외딴 항구의 어부, 뒤늦게 글자를 깨우친 할머니, 시장 야채장수 언니에서 9·11 테러 생존자와 콜럼바인 총기 사건 희생자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만난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그들은 가난, 우울, 슬픔, 끔찍한 재난에서도 자신을 살아 있게 만든 말에 관해, 각자 자신의 슬픈 세상에서 건져낸 기쁜 말에 관해, 저마다의 회복과 재생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이 책의 질문은 하나의 믿음에 근거합니다. 세상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인류는 언제나 가장 좋은 이야기로 힘을 내고, 가장 좋은 이야기와 함께 여러 가지 압력에 맞서 싸울 수 있다. 이 책이 출간된 뒤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북토크 자리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비대면이었지만, 도심에서 때로는 외진 바닷가 마을에서 독자들을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만난 많은 독자분들이 자신의 단어를 찾고, 그 말에 따라 만들어가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이야기들이 계속되었기에, 지금도 자신의 말을 찾는 독자분들이 있기에 새로운 표지로 독자 여러분을 다시 만나게 된 듯합니다. 기쁘고 감사합니다. 2022년 여름, 지난해에는 상상할 수 없던 여름을 맞고 있습니다. 코로나의 여파는 여전하고, 삶은 더 팍팍해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각자의 말을 찾고, 그 말을 서로 나누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순간 변화는 찾아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혜윤 PD의 말로 마지막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좋은 이야기는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 '부드럽게' 각인되고 남아서 우리의 자아를 바꾼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부드러움 중 가장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러운 것은 인간의 변화다." - 접기
순식간에 타오르는 책이 있다면, 천천히 끓어오르는 책이 있습니다. 『슬픈 세상의 기쁜 말』은 천천히 끓어오르는 책입니다. 두 번째 여름에도 한결같이 독자들이 찾고, 읽고, 건네주는 책입니다. 독자분들의 리뷰를 보면 따뜻했다는 말이 자주 눈에 띕니다. 책 속에서 야채장수 언니가 들려주는 말이 떠오릅니다. "빛이 안 나도 괜찮아. 하지만 따뜻해야 해." 느린 것 속에 변화가 있다고 믿습니다. 『슬픈 세상의 기쁜 말』이 서서히 끓어오르는 만큼, 천천히 잊히는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
『슬픈 세상의 기쁜 말』은 제목에서 '슬픔'과 '기쁨'에 초점을 맞춰 적극적으로 디자인했습니다. 사진의 방향도 바꾸고 후가공도 넣어 끓어오르는 감정을 표현했습니다.이번 리커버 작업은 제목 중 ‘세상의 말’에 초점을 맞춰 최소한의 색을 사용하고 가장 적은 디자인을 목표로 했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말은 시끄럽고 정제되어 있지 않지만 인터뷰로 얻은 세상의 말은 차분하고 단정했습니다. 단순하게 가는 게 좋겠다는 편집부의 방향이 있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디자인을 목표로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_일구공 스튜디오
이 책에서 정혜윤 PD는 슬픈 세상을 계속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단어를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다닌다. 스스로 한 약속을 평생 친구처럼 데리고 다니는 어부, 세월호에서 아들을 잃은 아빠와 9·11 테러에서 형을 잃은 동생, 마지막 슬픈 사람이 되는 게 꿈인 엄마…. 저자는 조용히 빛을 발하는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슬픈 세상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기쁜 말들을 살아 있는 자의 귀로 경청했고 기록했다. + 더 보기 이 책에서 정혜윤 PD는 슬픈 세상을 계속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단어를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다닌다. 스스로 한 약속을 평생 친구처럼 데리고 다니는 어부, 세월호에서 아들을 잃은 아빠와 9·11 테러에서 형을 잃은 동생, 마지막 슬픈 사람이 되는 게 꿈인 엄마…. 저자는 조용히 빛을 발하는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슬픈 세상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기쁜 말들을 살아 있는 자의 귀로 경청했고 기록했다. 세상 끝에 서 있을지라도 이 외로움을 이겨낼 이야기에 저마다 붙들 단어와 말이 있다니. 나를 살아 있게 한, 살아 있게 하는, 살아 있게 할 고마운 책에 위로받았고 나의 고유한 기쁨을 찾아 밑줄을 긋고 또그었다. 저자는 단어를 찾는 것은 부적과도 같은 힘을 주고, 단어를 찾는 것이 곧 회복이라고 했다. 한 사람의 좋은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되고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 ‘부드럽게’ 각인되고 남아서 우리의 자아를 바꾼다고 했다. 이 슬픈 세상에 기쁜 나의 말은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하며 발버둥치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손을 내밀어주었다. 나를 살아 있게 하는, 나만의 기쁜 이야기를 만들며 살자고 속삭였고 나는 덥석 잡았다. - 접기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나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자주 던졌다. '살아 있는데, 이 살아 있다는 것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무슨 말을 나눠야 할까?' 그 질문을 중심으로 여러 생각들이 잔물결처럼 퍼져나갔다. 그때 칼비노의 이야기도 생각나곤 했다. (p.7) + 더 보기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나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자주 던졌다. '살아 있는데, 이 살아 있다는 것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무슨 말을 나눠야 할까?' 그 질문을 중심으로 여러 생각들이 잔물결처럼 퍼져나갔다. 그때 칼비노의 이야기도 생각나곤 했다. 흔하디흔한 시장 한구석이 특별해지는 것은 우리가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만났기 때문이고,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있다는 것은 내가 아직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는 뜻이 될 것이다. 나는 언어가 우리를 구해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새로운 생각, 새로운 말, 새로운 이야기가 있는 곳에서 새로운 사람이 태어난다고 믿고 있다. 수천 년 동안 인간 삶은 그렇게 변해왔다. 그러니 나에게서 어떤 새로운 말도, 이야기도 나오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오늘 내가 가장 슬퍼해야 할 일이다. 그럼 이제 뭘 해야 할까? (p.7) - 접기
살아 있는 자들이 진정으로 알고 싶어 하는 유일한 것은 자신의 미래다. 진정으로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은 좋은 미래다. 언어 공동체에 속하는 우리가 이 좋은 미래를 만나는 방법은 좋은 미래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p.15-16) + 더 보기 살아 있는 자들이 진정으로 알고 싶어 하는 유일한 것은 자신의 미래다. 진정으로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은 좋은 미래다. 언어 공동체에 속하는 우리가 이 좋은 미래를 만나는 방법은 좋은 미래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한 새로운 세계의 창조 앞에는 언제나 언어와 이야기가 있어왔다. 그러니 살아 있는 자의 심장에서 나온 살아 있는 이야기는 우리 모두를 살아 있게 하는 데 필수적이다. 한 사람의 좋은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좋은 이야기는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 '부드럽게' 각인되고 남아서 우리의 자아를 바꾼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부드러움 중 가장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러운 것은 인간의 변화다 (p.15-16) - 접기
세상은 우릴 잊고 변하는데 우리는 그 일에 갇혀 있어요. 우리는 계속 악몽을 꾸고 계속 소리 지르고 울어요. 벗어나야 한다고 하지만 잘 안 돼요. 그런데 우리가 겪은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우리는 외롭지 않았어요. (p.222) + 더 보기 세상은 우릴 잊고 변하는데 우리는 그 일에 갇혀 있어요. 우리는 계속 악몽을 꾸고 계속 소리 지르고 울어요. 벗어나야 한다고 하지만 잘 안 돼요. 그런데 우리가 겪은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우리는 외롭지 않았어요. 우리가 서로 이해받는다고 느꼈으니까요. 그렇게 각자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 있었어요. 트라우마는 우리의 일부분이에요. 우리가 받은 충격은 백 퍼센트 사라지지 않아요. 그냥 조금씩 앞으로 걸어 나갈 수 있을 뿐이에요. 사실 지금도 힘들지만 더 이상 몇 년 전처럼 끔찍한 상태로 머물러 있지는 않아요. (p.222) - 접기
우리가 곧잘 그 사실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지만 세상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언제나 가장 좋은 이야기로 힘을 내고, 가장 좋은 이야기와 함께 여러 가지 압력에 맞서 싸우면서 따뜻하면서도 깊게 대담하면서도 섬세하게 살 수 있게 된다면 기쁠 것이다. (p.263) + 더 보기 우리가 곧잘 그 사실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지만 세상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언제나 가장 좋은 이야기로 힘을 내고, 가장 좋은 이야기와 함께 여러 가지 압력에 맞서 싸우면서 따뜻하면서도 깊게 대담하면서도 섬세하게 살 수 있게 된다면 기쁠 것이다. 현실을 살되 마음의 한쪽에 뭔가를 품고 현실의 일부분을 바꿀 수 있다면 기쁠 것이다. 저마다 이 문제 많은 현실의 ‘해결자의 목소리’가 된다면 기쁠 것이다. 우리가 가진 여러 모습 중 가장 좋은 모습이 우리의 미래가 된다면 정말 기쁠 것이다. (p.263) - 접기
마술적 저널리즘을 꿈꾸는 라디오 피디. 세월호 유족의 목소리를 담은 팟캐스트〈416의목소리〉 시즌 1, 재난참사 가족들과 함께 만든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 유족이 묻고 유족이 답하다〉 등을 제작했다. 다큐멘터리〈자살률의 비밀〉로 한국피디대상을 받았고, 다큐멘터리〈불안〉, 세월호 참사 2주기 특집 다큐멘터리 〈새벽 4시의 궁전〉, 〈남겨진 이들의 선물〉, 〈조선인 전범 75년 동안의 고독〉 등의 작품들이 한국방송대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삶을 바꾸는 책 읽기』, 『사생활의?천재들』, 쌍용차 노동자의 삶을 담은 르포르타주 『그의 슬픔과 기쁨』, 『인생의 일요일들』, 『뜻밖의 좋은 일』, 『아무튼, 메모』, 『앞으로 올 사랑』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