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르트는 그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자신이 직접 겪은 현실 상황과 전쟁의 참혹상을 뜨거운 감정으로 형상화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그는 암시적인 표현이나 문법적으로 정확한 문장보다는 오히려 지극히 격렬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표현 방식을 즐겨 사용했다.
보르헤르트를 허무주의자로, 그의 문학세계를 절망의 문학, 허무주의 문학으로 단정하는 비평가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그가 죽음을 몇 달 앞두고 쓴 두 편의 글, 「이것이 우리의 선언이다」와 「그러면 답은 딱 하나뿐이다!」에는 허무주의적 태도가 아니라 사랑을 바탕으로 전쟁에 대한 일체의 거부의사와 적극적인 항의를 요청하는 입장이 잘 나타나 있다. 보르헤르트의 작품을 읽는 것이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불의와 부정 등 잘못된 현실에 대해 우리가 거부의사를 명백히 밝힐 수 있는, 정의를 위해 용기 있게 행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