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장에 여객들을 내려주고 욕지도로 곧장 달리는가 싶었는데 어느 섬 모퉁이를 돌면서 여객선은 경적을 몇 번 울렸다. 이때, 반대쪽 바다 한가운데에서 전마선 한 척이 이쪽 섬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그 전마선에서 시선을 돌려 이제 막 닿을 섬의 선착장과 마을 풍경을 바라보았다. 바다는 저녁 어스름에 잠겨 들고 있는 때였다. 여객선이 선착장에 닿자 여객들 몇이 내렸다. 그 속에서 내 시선을 끈 것은 아이를 등에 업은 젊은 아낙네였다. 내가 보기에는 그 섬에 사는 여인이 아니고 뭍으로 시집가 살다가 친정엘 다니러 오는 것으로 여겨졌다. 여객들이 내리고 여객선이 막 선착장을 떠나려는 때에 아까 봤던 전마선이 선착장으로 들어섰다. 순간 젊은 아낙네가 오빠! 하고, 반가운 목소리로 전마선으로 다가서는 것이었다. 복아, 온다꼬 욕봤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