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의 북조선 연구는 김일성과 사회주의자들의 활동이나 그들이 만들고 유지했던 체제의 성격에 집중된 측면이 강했다. 그것은 역사학 논문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노동자, 농민의 권력을 추구하는 사회주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도 정작 노동자, 농민의 실상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민족통일전선과 인민민주주의혁명을 논하고 아직도 통일 지상의 정책을 추구하는 북조선에 대한 연구에서 민족주의자의 역할이나 의미 그 자체에 대한 논의는 매우 부족했다. 이 연구는 그러한 공백에 주목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