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섬진강 자락 광양에서 살고 있어요. 산과 강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시와 동화로 쓰고 노랫말로도 만들고 있답니다.
아름다운글문학상, 목포문학상 동시본상을 받았고 금산인삼동요창작대회와 제24회 고향의봄 동요제에서 상을 받았어요.
그동안 펴낸 작품집은 동시집 『의사 삼 형제』와 그림책 『달님이 빨아놓은 양털 이불』, 『놀이터로 가는 담쟁이』, 『발 좀 들어줄래?』, 『커다란 호랑이가 콩콩콩』, 『날아라 물수리』, 『영산강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햇살 따순 날,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산골 마을 끝자락에 있는 작은 찻집에 이르렀어요. 찻집 유리창에는 장을 보러 간다는 쪽지만 붙어 있었지요. 발길을 돌리려는데 안채 쪽에서 고양이 소리가 들렸답니다.
냐옹~ 냐옹~
고양이 두 마리가 현관문 앞에서 저를 보고 있었어요. 한 마리는 점박이였고, 또 한 마리는 머리와 등 쪽에 얼룩무늬가 있었지요.
집 보고 있어? 냐옹!
둘이 친구야? 냐옹!
사이가 참 좋구나? 냐옹! 냐옹!
고양이들은 제가 보거나 말거나 서로 핥아 주고 쓰다듬느라 열심이었어요.
잠시 뒤 고양이들의 엄마인 찻집 주인이 돌아왔답니다. 귀에 익은 목소리를 들은 두 고양이는 엉덩이를 살짝 드는가 싶더니, 다시금 부비부비 다정하게 놀았어요.
“참 사이가 좋아 보여요. 아기 고양이들은 없나요?”
기대와 설렘 가득한 질문에 주인은 호호호 웃으며 대답했어요.
“저 아이들 남자애들이에요.”
자신들 얘기하는 걸 눈치챘는지 고양이들 눈망울이 더 말똥말똥해졌지요. 자세히 보니 점박이는 다리 하나가 없었어요. 사고로 다리 하나를 잃었대요. 시름에 잠긴 점박이에게 길냥이였던 얼룩이가 찾아와 친구가 되어 주었다는 거예요. 점박이는 그런 얼룩이에게 밥을 늘 양보한대요. 얼룩이는 또 그런 점박이가 고마워 상처 부위를 쓰다듬고 또 쓰다듬고…….
친구가 된다는 건 이런 것이겠지요. 구별하지 않고, 차별하지 않는 것이요. 상대가 누구든, 어떤 모습이든 아픔과 기쁨을 진심으로 함께 나눠야만 참다운 우정을 쌓을 수 있어요. 산골 마을 고양이들처럼요.
제 동시집이 우리 어린이들에게 이런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꽃향기처럼, 새소리처럼 행복도 나눠 줄 수 있는 참 친구가 되었으면 정말 좋겠어요.
늘 첫 독자가 되어 주는 새롬, 새봄 두 딸과 예쁜 그림을 그려 준 마로현(광양)의 동네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영혼까지 닮아 가는 물방울 동인들 많이많이 사랑합니다.
하늘에 별로 떠 있는 짝꿍 두비에게도 이 책이 전해지길 두 손 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