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 집안에서 태어나 서울 변두리에서 성장했다. 인천에서 대학을 나와 2010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뉴스1」 여행기자를 거쳐 지금은 일간지 「스카이데일리」 문화부 기자로 있다.
펴낸 책으로 소설집 《눈쇼》, 여행 가이드북 《리얼홍콩》, 여행에세이 《버건디 여행사전》, 사진소설집 《오늘도 무사히》, 교양서 《지식키워드 164》 등이 있다.
나는 저만치서, 타인은 이만치서
우리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시간을 얼려 현재를 보존하기 위해서이다. 문제라면 아무리 ‘실제?를 재현하는 사진이라도 ‘실제의 감동?까지 고스란히 재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살면서 감사하고 고마운 일들을 많이 겪지만 어떤 감사의 말도 내 절실한 감사의 마음을 다 담아낼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사진은 대단하다. 안 보이는 것을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작다. 압도적인 규모의 건축물과, 거대한 자연 풍광 속에서 점처럼 축소되어버린 인간은 살기 위해 작은 몸을 부지런히 놀린다. 그 모습은 대체로 재밌고 발랄하고 엉뚱하다. 나를 관찰할 때는 이렇게 멀리서 보아야 한다.
멀리서 바라보면 가슴 저미는 실연도, 땅을 치게 하는 무능도, 먹고 살기 위한 몸부림도, 사람들이 나만 미워하는 것 같은 기분도, 하루하루 떨어지는 인기도 너무너무 작고 하찮을 뿐이다.
반면 타인을 볼 때는 한 발자국 다가가야 한다.
“몇 학번이에요?”
“왜 결혼 안 했어요?”
쉽게 질문하는 사람은 실수하기 쉽다. 우리가 이해할 것은 ‘누구든 행복하기 위해 몸부림친다?는 사실이다. 삿된 궁금증은 잠시 밀쳐두고 상대에게 귀 기울이기를 먼저 하자. 『오늘도 무사히』에 나오는 사람들이 유독 작은 것은 가까이 다가가서 보라는 의미도 있다.
이 사진집은 두 번 보아야 한다. 한 번은 가까이서 보았을 때의 서글픈 인생, 그리고 한 번은 멀리서 보았을 때의 즐거운 인생. 하나의 사진 속에서 비극과 희극을 함께 발견할 수 있다면, 타인의 모습과 내 모습을 함께 발견할 수 있다면 연쇄사진사건 『오늘도 무사히』는 자신의 목적에 거의 도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