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에서 문학편집자로 일하며 동시에 평론과 산문을 쓰는 사람. 1986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제19회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다. 마음에 드는 글을 읽으면 책으로 만들고 싶고, 좋은 책을 읽으면 마음이 움직이는 글을 쓰고 싶은 설렘 속에 매일같이 읽고 쓰고 만들면서 책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내게는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 매일 책을 만지는 행위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내 책읽기를 점검해보고 싶었다. 주변엔 온통 책인데 마음속 책장은 점점 더 비어가고 있다고 느꼈다. 소원해진 책과 가까워지고 싶었다. 오직 독자였던 시절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책을 잘 몰랐고 몰라서 더 좋아할 수 있었던 시간의 일부를 되찾고 싶었다. 독서 일기와 함께라면 가능할 것 같았다.
새롭게 알고 싶은 것도 있었다. 이건 두번째 목표다. 독서는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책은 혼자서 만들 수 없다. 혼자 만드는 것처럼 느껴질 때조차 사실은 혼자가 아니다. 서효인 편집자와 나는 주 5일, 40시간을 한 공간에 머무르며 책에 대해 고민하는 사이다. 책에 대해서라면 날것의 아이디어도 부끄럼 없이 말할 수 있을 만큼 신뢰하는 사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나는 선배가 책과 어떤 사이인지, 그 독서의 사생활은 알지 못한다. 책을 매개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우리야말로 그렇다. 개인적인 필요와 호기심에서 출발한 글들이지만 독자들에겐 이 책이 책과 삶의 유착 관계에 대한 가벼운 작업 일지로 읽혔으면 좋겠다. 사람이 어떻게 책을 만들고, 책은 어떻게 사람을 만드는지.
2018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