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은 책자의 출판에는 특수한 인연 배경들이 상당히 있습니다.
먼저 남회근 선생님이 문화에 대하여 역설하며 이끌어온 56년간의 경험 속에서 깊이 느낀 것은, 수 세기 동안 수행[修持] 방면에서의 장애와 문제가 수행자[行者]들로 하여금 법문대로 하기가 어렵도록 야기하였기 때문에,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성공하는 자가 지극히 드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남선생님은 일생동안 각 교파의 실증(實證)과 연구에 힘쓰고는, 석가모니불이 전한 가장 빠른 수행의 양대 법문이 확실하고 명확함을 얻지 못한 것이 바로 수행자가 성공하기 어려웠던 주요 원인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런 까닭에 최근 수년 동안 남선생님은 수업할 때 항상 ‘달마선경(達磨禪經)’ 속의 16특승안나반나(特勝安那般那)법문의 해설과 관련시켰습니다.
2007년 2월 춘절(春節) 수업기간에 남선생님은 16특승법을 가르치며 학우들의 수행을 감독 지도할 때 어느 날 문득 엮은이에게 지시하기를, 각 책과 강의기록 속에 여기저기 흩어져 보이는 안나반나 수행법을 수집 정리하여 책으로 모아 엮어서 학습자가 수행 참고용으로 편리하도록 하라고 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래서 생겨났습니다.
안나반나법문에 관하여는 경전 속에서 요점적으로 제시하는 것 이외에, 천여 년 동안 대사들이 개인적인 수행법[修法] 성취를 체계적으로 모아 논(論)을 이룬 것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 육묘문(六妙門) 삼지삼관(三止三觀)이 가장 칭찬받았습니다.
부처님을 배우는 수행법은 그 방식과 그 제도가, 시간과 공간이 다르고 대상이 다른 상황 아래서 변경이 이루어짐을 면하기 어려운 것도 필연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옛날에 백장(百丈)선사가 총림제도(叢林制度)를 창건하여 인도(印度)의 규범을 크게 바꾸었는데, 당시에는 모진 논평(論評) 공격을 받았지만 불법은 그로 인해 더욱 발전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여기기를, 경율론(經律論) 세 가지 중에서 논저(論著)는 개인의 심득(心得) 경험견해의 설이기 때문에 토론이나 비평을 받을 수 있으며, 심지어 계율 부분은 근본 성계(性戒)를 제외하고는 역시 시간과 공간에 따라 새롭게 토론하거나 수정(修訂)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한 가지 새로운 수행 방법 논술을 이해할 때는 어떤 사람이 말했고 어느 때 말한 것인가를 먼저 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만약 학자나 의리사(義理師)가 말한 것이라면 불학 속에 넣어서 학술적 참고로 삼을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말하는 사람이 실제 수행할 뿐만 아니라 증득을 추구하여 성취가 있는 수행자라면 신중히 대해야 합니다.
그러나 어떻든 수행은 인연적인 요소가 있는 것입니다. 만약 법을 전하는 사람에 대하여나 전하는 방법에 대하여 의심스러운 생각을 한다거나, 혹은 경전과 옛 현인이 말한 것과 완전히 부합할 수 없다고 여긴다면 몇 가지 선택을 해도 됩니다. 그 하나는 자기가 수증(修證)하여 시간이 되어 원만하면 자연히 알게 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수행이 있고 증득이 있는 다른 대사(大師)로 바꾸어 그에게 나아가 학습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찮은 사소한 부분을 옴니암니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영가(永嘉)선사는 말하기를 ‘큰 코끼리는 토끼가 다니는 길에 노닐지 않고, 큰 깨달음은 소승도에 구애되지 않는다[大象不遊於兎徑, 大悟不拘於小節].’라고 했습니다.
이 책에서 남선생님은 수행 방법들에 대해서 평론했는데, 정설(正說)이든 반설(反說)이든 독자가 반드시 지혜를 가지고 깊이 들어가 체험해야 합니다. 이 작은 책자가 닦고 배우는 사람들에게 도움과 편리를 제공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또 이 책의 원고와 엮은이의 말은 2008년에 이미 남선생님이 심사하였기에 오류가 없습니다.
2013년 4월
묘항(廟港)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