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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원성완

출생:1990년, 대한민국 강원도 원주

최근작
2024년 9월 <호흡하는 법>

원성완

차를 즐겨 마시고, 태극권 같은 무술을 배우길 좋아하며, 건강을 증진시키는 방법을 배우고 연구하는 데 관심이 많은 번역가. 해외의 지적·영적 자산을 국내로 들여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번역을 시작했다. 우울이나 불안을 줄이고 몸과 마음을 평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호흡 재교육법인 부테이코 메소드를 알게 되어 지도자 과정을 밟았다. 지금도 여전히 다양한 호흡의 원리와 방법을 탐구 중이다. 『배우는 법을 배우기』, 『장인의 공부』 등을 옮겼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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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배우는 법을 배우기> - 2017년 3월  더보기

나는 청소년기에 운동을 좋아해서 매일 탁구를 연습하며 어떻게 하면 실력이 더 늘 수 있나 고민했다. 그래서 자연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탁구를 배우고 있나 살펴보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러니를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 어떤 사람은 탁구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실력이 쑥쑥 늘었지만, 어떤 사람은 십 년 이상 탁구를 쳤다는데도 여전히 초보자 수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 나는 단순히 탁구를 오래 많이 친다고 해서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실력이 늘기 위해서는 단순히 ‘노력하면 된다’는 구호가 아닌 뭔가 다른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그게 뭔지는 잘 몰랐다. 그 비밀을 찾고 싶어서 다시 사람들과 나 자신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아마추어들은 대개 자신을 관찰하고 기본 원리를 이해하면서 기술을 터득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모방하며 배우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기술을 배우면 그것이 나중엔 습관이 되어 자신에게 익숙한 (하지만 대개는 별로 효율적이지 못한) 방식으로만 기술을 구사하게 된다. 그 뒤엔 연습을 한다며 잘못된 방식의 스윙만 반복하게 되고, 이는 몇 년씩 탁구를 쳐도 실력이 제자리를 맴도는 결과를 낳는다. 결국 ‘주변 사람을 모방하는 것’이나 ‘해내려고 애만 쓰는 것’은 우리를 엇나가게 만들기 쉽기 때문에 이것은 적절한 배움의 방식이 아니었다. 나는 우선 몸과 움직임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걸 공을 치는 데 적용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탁구를 배우는 데 우선적으로 필요한 건 ‘공을 네트 너머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움직임의 원리를 이해하고 이것을 공을 치는 데 적용하는 ‘지성적인 연습’이었다. 이렇게 몇 가지 원리를 이해하고 그 원리를 내면화 했을 때, 나는 제대로 ‘연습’이라는 걸 할 수 있었다. 공을 ‘잘 치는데’ 집중하기보다는 내가 지금 터득해야 할 ‘원리를 유념하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원리를 발견하고 이를 적용하니 연습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실력도 더 빠르게 늘었다. 또 나 자신을 관찰하면서 승부나 결과에 집착하는 것, 실수를 했을 때 스스로를 질책하는 것, 이기는 것에서 기쁨을 찾는 것이 배우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기려는 마음이 처음에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배움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내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시합 중에 공을 세게 넘기려고 하거나 이기고 싶다는 욕망이 자꾸 고개를 들지만 거기에서 주의를 거두고, 내 몸의 균형과 움직임 그리고 준비 상태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결심을 계속 따라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렇게 생각을 전환했을 때 탁구가 더 쉬워졌고, 또 누군가에게 탁구를 더 쉽게 가르칠 수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연습과 경기를 하는 것은 마치 나를 가다듬어가는 수행처럼 느껴졌다. 라켓을 내려놓은 지 꽤 오래되었지만, 그 때 탁구를 치며 발견한 것들은 무엇을 하건 적용할 수 있는 배움의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이 책의 저자도 어떤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고수하는 것, 결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눈에 보이는 결과에만 집중하는 습관은 우리가 빠지기 쉬운 함정 중 하나다. 이를테면 탁구를 칠 때는 공을 강하게 치려고만 하거나, 피아노를 연주할 때는 건반을 누르는 데 급급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 우리는 어떤 결과를 내는 데 자신의 생각과 움직임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망각하고, 애만 쓰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일차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대상은 공이나 피아노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 안에서 생각과 움직임을 조율해가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기술을 배운다는 건 일차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움직임을 가다듬어간다는 의미이고, 이 때 우리는 어떤 원리에 따라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 배움에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야만 우리는 의식적으로 기술을 터득할 수 있고, 또 자신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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