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서울 동대문에서 태어났다. 2015년까지 영화 현장에 있으면서 장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일곱 작품에 참여하였고, ‘목년사’에서 단편 극영화와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고 있다. 시집 『연애의 책』 『식물원』 『작가의 탄생』이 있고 산문집 『디스옥타비아』 『산책과 연애』 『거짓의 조금』을 썼다. 난설헌시문학상을 수상했다.
나는 먼 훗날 내가 사무치게 그리워할 인생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중이다. 살아오는 동안에는 태어날 때 내 몫으로 주어진 불행을 감당하고, 인내하고, 극복하는 법을 배웠다. 그런 뒤에는 없어도 좋을 나쁜 일들이 나를 찾아왔다. 불행은 행복이 마련해둔 빈 자리에서 살아간다. 그뿐이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글을 쓰다 말고 고개를 들어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내 앞에 살아 있고, 그는 그대로 내 곁에서 자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가 만든 세계에서 나는 혼자였다가 우리가 둘인 때로 돌아온다. 그는 죽은 사람이었다가 죽는 사람이었다가 살아 있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거슬러 이 세상에서 나를 없앨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