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한문학과 명예교수. 조선 중기 서울의 도시적 분위기에서 활동했던 여항인의 역사적 실체와 문학을 검토해 한문학의 지평을 넓혔으며, 방대한 한문학 텍스트에 근거한, 풍속사, 사회사, 음악사, 미술사를 포괄하는 다양한 저서들로 독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근래에는 조선시대 지식의 생산과 유통이 인간의 사유와 행위로 연결되어 어떤 인간형을 만들어 내는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은 책으로 《노비와 쇠고기》, 《가짜 남편 만들기》, 《조선 풍속사》(전3권),《열녀의 탄생》,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조선의 뒷골목 풍경》, 《허생의 섬, 연암의 아나키즘》, 《독서한담》, 《조선에 온 서양 물건들》,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 《그림으로 읽는 조선 여성의 역사》, 《조선후기 여항문학 연구》, 《공안파와 조선 후기 한문학》 등이 있다.
남성이 유교적 가부장제를 선전하는 문헌은 흔하디흔하지만, 여성이 가부장제의 권력 집행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알리는 문헌은 거의 없다.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신태영의 이혼 사건 역시 아주 희귀한 경우다. 나는 이 희귀한 이혼 사건을 재구성하고 음미함으로써 가부장제의 권력 집행에 대해 여성이 어떻게 대응해나갔는지를 탐색하려 한다. 그것은 곧 소수자로서 혹은 하위 주체로서의 여성이 남성의 권력에 대응한 역사의 일단을 살펴보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