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가 읽는 누가여행이야기』 (IVP, 2004)를 통하여, 나는 정형화되고 화석화된 해석학적 전통을 벗어나 인간의 육체성과 자유(自由)가 곧 인간의 본질이며, 학문과 종교, 신앙과 삶에 있어서 인간의 상상력이 얼마나 보배로운 것인지를 펼쳐 보였다. 『모차르트가 흐르는 강』(홍성사, 2008)이 음악적 상상력과 문학을 접목하고, 『사랑의 페르소나』(갑을패, 2010)가 반 고흐의 그림을 통한 미학적 상상력과 문학으로 그러한 나의 질문에 답하려 했다면, 이번 『우금티연가』는 역사적 상상력을 통하여 동학(東學)이 던지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 즉 약탈적 현대문명을 과연 어떻게 전환시킬 수 있는가, 하는 문명 대전환의 방식에 대한 창조적 대답이다. 물론 언어와 문자에 갇히는 대신 오직 사랑을 통하여만 우리는 끊임없는 상승과 올라감이 가능함을 체험하게 된다. 『우금티연가』는 나 자신을 겨냥하여, 고통스럽게, 그러나 당당하게, 불꽃처럼, 오직 사랑을 믿고 따라갔던 동학인들의 감동적인, 가슴 아픈,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