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 |
| <만화 객주 1> - 2015년 4월 더보기 얼마 전에 출판사로부터 《객주》를 다시 개정해서 출간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기쁨 반 우려 반이었습니다. 부끄러운 작품이지만 다시 독자들을 만날 것을 생각하니 설레는 한편, 출판사에 부담만 끼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객주》는 이미 연재와 단행본으로 선보였던 작품입니다. 《객주》를 그릴 땐 마감 시간에 쫓기면서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펼쳐보니 왠지 부끄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처음 김주영의 소설 《객주》를 손에 쥐었을 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뜻을 알 수 없을 말들 때문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꼬부랑 글도, 외계인 말도 아닌 순수한 우리 글, 우리 말인데도 불구하고 내겐 낯설기만 했습니다.
바지저고리로 대표되는 민초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던 그 즈음, ‘이 소설을 만화로 그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무수히 많은 우리 말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과 함께 말입니다.
물론 천봉삼을 비롯한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개성과 탄탄한 스토리에 흠뻑 빠져든 탓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게 태어난 것이 바로 만화 《객주》입니다. 모든 작품이 그렇겠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었고 그만큼 작가로서의 숱한 고민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작품입니다.
원작에 담긴 뜻을 제대로 표현해내기 위해 노력했고, 만화적인 재미 또한 놓치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그런 만큼 독자 여러분들도 만화 《객주》가 가지고 있는 재미에 빠져드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동안 잊고 지냈던 우리 말과 우리 글의 매력도 한껏 느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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