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 |
| <[큰글자도서] 기술자들> - 2025년 3월 더보기 대개의 글은 공개를 염두에 두고 씁니다. 마침내 지면을 얻어 글이 실리면 힘든 고비를 넘긴 듯 안도합니다. 동시에 그 순간부터는 온전한 내 것이 아니게 된 듯 헛헛함도 생깁니다. 세상에 내보낸 글은 어떻게 해석되든 이제 독자의 몫이니까요. 그러다보니 오로지 저를 위해 꼭 쥐고 있을 비공개 작품이 필요했습니다. 내게 불쑥 들어온 이야기, 안 쓰면 안 될 것 같아서 쓴 이야기 등 작품마다의 사연은 있지만, 어떤 글들은 안 보여주겠다는 치기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대단한 작품이어서가 아닙니다. 저만의 애착 작품이 필요해서 그랬습니다. 공허한 헛헛함을 그렇게 달랬습니다. 이 책에 실린 두편은 이미 공개됐지만, 나머지 다섯편은 저러한 이유로 품고 있던 이야기들입니다. 문득 너무 오래 안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책으로 엮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어쩌면 이제 세상으로 나가려고 그동안 폭 안겨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성껏 손봐서 내보냅니다. 제 마음이, 이야기 속 인물이, 여러분의 마음에 가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따뜻하게.
2024년 6월
김려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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