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 |
| <인문학자의 꽃방> - 2017년 8월 더보기 공주대학교에서 중국과 백제의 역사를 연구하고 가르치며 보낸 세월이 30년을 넘었다. 그동안 캠퍼스 곳곳에서 피어나는 각종 꽃과 무럭무럭 자 라나는 나무, 그 사이에서 노니는 새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이들 이야기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는데, 학교 안의 이야기만으로는 독자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캠퍼스 밖으로까지 눈을 돌리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역사학자가 본 꽃과 나무』를 새문사에서 출판했고, 이제 두 번째로 이 책을 선보이는 지금 공주대학교 출판부에서 책을 편찬하여 30년 공주대학교에 대한 나의 애정을 조금이나마 보여주게 되었다는 점 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 그러니 여러모로 부족한 원고를 받아준 공주대학 교 출판부 관계자 여러분에게 먼저 감사의 인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 소개할 글과 사진들은 내가 본 꽃과 곤충의 모습을 몇 년에 걸 쳐서 틈나는 대로 쓰고 찍은 것이다. 넓은 벌 남쪽 끝에서 꽃소식이 들려 올 때마다 시작되는 꽃과 곤충에 대한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소박한 내 삶 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이 책인 셈이다.
따라서 이 책에는 다시 볼 수 없는 자연 속 순간의 아름다움을 인문학 적인 꽃 이야기와 곁들여 소개함으로써 주변에서 끊임없이 그리고 무상 하게 살아 움직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그것 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나의 조그만 욕심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인문학과 자연과학, 그리고 사진예술의 만남으로 자연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그 자연 속에 서 이어져 온 우리 삶의 숨은 의미를 찾아보고자하는 것이 이 책의 출판 목적이라고 보아도 좋겠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이 책에서는 꽃밭의 화초와 화목, 마을 안팎의 과 일나무로부터 야생의 잡초와 잡목들이 피우는 들꽃까지 관련 주제 100개 를 선정했다. 그리고 각 주제와 관련된 글은 1200자 정도로 짧게 통일시 키면서 원색의 사진들을 가급적 많이 넣어 독자들이 부담 없이 글을 읽으 며 사진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전체 구성은 (첫 번째 꽃방) 알고 보면 어여쁜 잡초와 잡목, (두 번째 꽃 방) 꽃밭에서 거듭나는 화초와 화목, (세 번째 꽃방) 풍요로움이 넘치는 텃밭과 그 주변, (네 번째 꽃방) 별유천지비인간 마을 안팎의 나무 등 4개 의 꽃방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각 꽃방마다 25개의 주제, 총 100개의 주 제를 내용으로 관련 글과 사진을 소개했다. 순서는 각 꽃방마다 풀꽃을 앞부분에, 나무 꽃을 뒷부분에 배치하면서 풀은 풀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조금이라도 일찍 피는 녀석들을 앞에 배치했다.
그러면 자연을 사랑하는 아마추어가 쓴 이 책의 의미 몇 가지를 언급해 보겠다.
우리에게 친숙한 꽃밭부터 야생의 낯선 꽃들까지 100개의 주제를 선정 해 관련 글과 함께 그 꽃을 찾아온 곤충들의 사진을 감상할 수 있도록 소 개한 이 책은 우선 주인공으로 선정된 꽃과 그 꽃에 날아든 곤충들에 관 한 지식을 어느 정도 얻게 해줄 것이다.
다음으로 인문학적인 이야기를 통해 이들 꽃이 우리 인간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와 지금까지 어떻게 받아들여졌고, 또 우리의 삶과 정신적 · 물질적으로 어떤 관계를 맺으며 영향을 주고받았는가 하는 좀 더 중요한 문제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
또한 자연과학에서 다루는 소재를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연구 방법이 요즈음 유행하는 학문 간의 통섭이라는 측면에서 인문학의 연구 분야와 연구 방법을 새롭게 모색하고 연구의 폭을 넓히도록 해주는 데에 도 일조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우리 주변 곳곳에서 매 순간마다 끊 임없이 펼쳐지고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길을 돌리며, 인간사에만 매 달리지 말고 우리의 삶 자체가 자연과 어떻게 연결되어 돌아가고 있는가 라는 보다 큰 문제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면 더 바랄 것 이 없다.
이 책의 모델이 되어준 꽃과 곤충들에 대한 고마움은 물론이고 지금도 치열한 자연 속 삶의 현장에서 우리 인간들 이상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 는 모든 동식물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2017.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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