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원주에서 소설가 일과 약사 일을 병행하고 있다. 소설집 『라면의 황제』 『골든 에이지』 『빛과 영원의 시계방』, 장편소설 『무한의 책』 『죽음이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 『무언가 위험한 것이 온다』, 산문집 『밤의 약국』 등을 썼다.
소설을 퇴고하던 중 코로나로 며칠을 앓았다. 정작 팬데믹 때는 그 많은 환자를 대하면서도 끄떡없었는데, 뒤늦게 찾아온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훨씬 강력했다. 사나흘을 누워 지내며, 오랜만에 그들을 떠올렸다. 약도, 백신도 없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텅 빈 무덤 같은 건물에 갇혀 꼼짝없이 죽어간 이들. 그들이 느꼈을 고통과 절망이 얼마나 컸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인류의 가장 어두웠던 시기 중 한때, 그들은 외부에 바이러스를 퍼뜨리지 않아야 한다는 대의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사람들이다. 나는 그들의 묘비가 보이지 않는 허공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그것은, 긴 역사 속에서 사피엔스종이 겪은 모든 위기의 끝자락마다 세워진 묘비들의 행렬 맨 뒤에 쓸쓸히 서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