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잡지사 기자 생활을 거쳐, 1968년 문화방송 개국 7주년 기념 라디오 드라마 극본 현상공모에서 「그해 겨울의 우화」(드라마 제목 '저 눈밭에 사슴이')가 당선되어 데뷔한 이래, 40여 년간에 걸쳐서 50여 편이 넘는 드라마를 집필해오면서 우리나라 방송사에 새로운 차원의 TV극劇문학 세계를 이루어놓았다.
‘김수현 드라마’는 한국인의 삶과 풍속을 꿰뚫어 읽는 작가 특유의 날카롭고도 섬세한 시선, 화려하고도 맛깔스러운 화법과 더불어 시퀀스의 개연성과 탄탄한 구성력으로 작품마다 높은 완성도를 보이는 한편, 인간성에 대한 깊은 성찰과 끝없는 천착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대중성과 더불어 문학성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작가 김수현의 주요 작품으로는 '인생은 아름다워'(2010) '엄마가 뿔났다'(2008) '사랑과 야망'(1987, 리메이크 2006) '부모님 전상서'(2004~5) '완전한 사랑'(2003) '불꽃'(2000) '청춘의 덫'(1978, 리메이크 1999) '목욕탕집 남자들'(1995~6) '어디로 가나'(1992) '사랑이 뭐길래'(1991~2) '사랑과 진실'(1984~5) '신부일기'(1975~6) '강남가족'(1974) '새엄마'(1972~3) 외에도 다수가 있다.
이번 소설을 쓰면서 나는 소설 쓰는 재미를 조금 더 깊게 알았고, 동시에 소설 쓰는 어려움도 조금 더 깊에 알았다. 그리고 이런 것들보다 더 확연히 깊게 알아진 것이 여자의 삶이 얼마나 쓸쓸하고 허망하며, 그리고 겨울나무처럼 외로운 것인지였다. 나는 수인처럼 갇혀서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맨살로 겨울의 에는 바람 앞에 선 듯이 아프게 가슴이 시려 왔다. 외롭고 쓸쓸한 나머지, 내게 따사로우며 유일한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막연히 초조해졌다.
좀 우스운 얘기지만 이 소설을 마치면서, 나는 내가 살며 엮어온 발자취보다, 쓰면서 체험되는 삶이 훨씬 리얼하더라는 고백을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