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옳고, 달라서 소중한
교사로서 그리고 어른으로서 저는 아이들이 친구들과 아름다운 우정을 쌓아가며 행복하게 커가기를 꿈꾸어 왔습니다. 하지만 별 뜻 없이 나와 버린 말과 행동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들을 꽤 자주 보았습니다. 크고 작은 오해와 갈등들을 적절히 다루지 못해 결국에는 소중한 우정에 금이 가게 되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다니는 아이들을 볼 때면 제 마음도 무척이나 무거웠지요. ‘이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해주면 좋을까?’하는 고민을 늘 숙제처럼 마음에 담아두고 생각하며 살아왔다고나 할까요.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만났습니다. 참된 우정을 가꾸고 지키기 위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정성스레 알려주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우리 안에 깃든 ‘시와 시인의 마음’을 살리는 일이 평화롭고 행복한 교우 관계를 이어가는 바탕이 된다는 작가의 믿음이 따뜻하고 고맙게 와 닿았습니다.
저자 맬로리 블랙맨은 이렇게 말합니다.
‘소설을 쓰기 오래 전 저는 순전히 제 흥미를 채우기 위해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전래동요와 놀이용 노래, 팝송 등의 시와 노래는 내게 숨 쉬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런 제 삶의 일부였습니다. 어린 시절 나는 이것들을 재미있는 놀이로서, 하지만 진지한 애정을 가지고 읽어오며 자랐습니다. 어린 시절 내게 읽기는 배워야만 하는 것, 앉아서 해야만 하는 숙제 같은 거였지만 시는 달랐거든요. 바람에 춤추는 나뭇가지들의 움직임, 침묵을 품고 땅으로 내려오는 눈송이들, 흐르는 물과 미소, 음악과 놀리는 말과 챈트 속에서도 나는 시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시는 이 세상 모든 것 속에 있었어요.’
샘과 데이비가 나란히 풀밭에 앉아 하늘에 구름을 보며 노는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 봅니다. 샘의 마음속에 가장 행복했던 날들로 남아있는, 다시 돌아가고픈 한 순간의 모습 말이지요.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어가는 구름에는 정해진 답이 없기에, ‘구름 마술’ 놀이를 하는 동안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고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누구의 생각이든 옳게 받아들여지고, 엉뚱하고 별난 생각일수록 더 많이 환영받을 것입니다. 그게 바로 ‘구름 마술’ 놀이의 규칙이니까요.
생각해보면 시인의 눈, 시의 마음이란 이 구름을 보는 일과 같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의 마음속에서 우리는 누구나 옳으니까요. 자유롭고 소중하고, 저마다 달라 사랑스러우니까요.
다양하고 엉뚱한 생각들이 주는 즐거움, 서로 다른 개성들이 뿜어내는 무지갯빛 꿈으로 꽉 찬 교실을 마음에 그리며 부족한 솜씨나마 정성을 들여 우리말로 옮겨 보았습니다. 이 작은 책 한 권이 도움이 되어 우리 아이들이 세상과 친구를 더욱 따뜻하게 품으며 밝고 행복하게 커 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