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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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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종교적 페미니스트의 현대문학 읽기>

김명주

현재 충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이며, 여성젠더학과 겸무교수. 1992년 미국 뉴멕시코주립대학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저서로는 『여성의 성이 성스러웠을 때』(2018), 『포스트-영문학』(2022), 『꼰대의 변명』(2022)이 있으며, 역서로는 『노출』(2023),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2020), 『다시 태어나는 여신』(2020)(공역) 외 다수. 논문은 「동물되기, 풍경되기: 마가렛 앳우드의 『서피싱』」(2016), 「뱀, 그 혐오와 매혹: 존 스타인벡의 단편 「뱀」 다시 읽기」(2017) 외 다수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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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종교적 페미니스트의 현대문학 읽기> - 2025년 2월  더보기

나는 지도 보기를 좋아한다. 작은 개천이 어디에서 발원하여, 어디쯤 다른 천과 합류하여 결국 강으로 흘러 들어가는지, 산을 돌아 굽이굽이 흐르는 물의 흐름을 추적하길 좋아한다. 군산과 서천 사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금강의 하구로부터 발원지 뜬 봉샘까지 자전거로 물길 따라 여행하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금강 여행이 너무 힘들면 갑천이라도 훑을 참이다. 물길의 시원에 대한 나의 오랜 관심이 실상 종교적임을 알게 된 것은 나중이다. 물길이든 삶이든 우주이든, 존재의 시원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궁극적 의미에 대한 관심은 본질적으로 종교적이니까. 여기 모은 16편의 논문은 내가 대학에 몸담기 시작했던 1995년 이후 저널에 발표된 논문들이다. 더러 급히 쓴 엉성한 논문이나 다른 책에 포함시켰거나 포함시킬 논문은 제외했다. 논문을 쓸 때엔 논문 속에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담아내고 싶었다. 당면한 고민과 해법을 포함하여 머리 속에 유영하는 생각의 파편을 엮어 빠짐없이 논문에 담고자 했다. 학문과 삶은 유리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당장 내게 절박하고 절실한질문이 논문의 문제의식과 같아야 한다고 믿었다. 늘 미진한 마음으로 논문을 마무리했는데 긴 시간이 지나 다시 읽으니 논문을 쓰던 젊은 나의 고민들이 나름 감동적이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 책의 제목과 각 장의 제목만 보아도 금방 알 수 있듯이 내가 문학 작품을 해석하는 관점은 언제나 종교로 수렴되었다. 물론 나의 ‘종교적 관심’은 누누이 논문마다 정의하듯이 제도 종교가 천명하는 ‘교리’가 아니라, 개인의 삶과 우주의 궁극적인 의미를 천착하고, 인간의 한계를 깨닫고 그 한계를 넘어서는 신비를 존중한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모든 논문은 고루한 신화적 세계관과 고착된 교리를 주입하는 제도종교에 대해 비판적이다. 제도종교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때 문학과 종교는 서로 닮은 점이 많았다. 그래서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지 않고 질문과 탐색에 수사적 역량을 집중하는 문학을 종교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 가능했고, 윌리엄 포크너, 토니 모리슨, 플래너리 오코너, 실비아 윈터의 작품들을 분석해서 그들 특유의 종교성과 ‘새로운 대안적 영성’을 제안했다. 말콤 X, 제임스 콘, 앨리스 워커를 다루는 4장의 경우 1부에 포함시키기에 적절하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내가 4장에서 분석하는 말콤 X의 ��전기��나 제임스 콘의 ��해방신학』이 문학 작품은 아니기 때문에 1부의 제목인 “현대문학과 종교적 사유”에 어울리지 않는다. 4장의 앨리스 워커 섹션에서는 그의 소설을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1부엔 적절하지만, 페미니스트 영성적 사유에 더욱 어울리는 까닭에 따로 2부에 포함시키는 것이 더욱 잘 어울린다. 부적절함에도 불구하고 흑인의 종교적 상상력의 특징을 일반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쓴 4장 논문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부득이 1부에 포함시켰음을 변명한다. 2005년 이후 내 논문 작업에는 ‘여성’이라는 키워드가 추가됐다. 이후 나는 페미니즘 관점에서 기존의 제도종교를 비판했고, 비판적인 페미니스트 영성의 관점에서 문학 작품들 해석하기 시작했다. 토니 모리슨, 토니 케이드 뱀버러, 앨리스 워커, 존스타인벡, 한강의 작품을 분석했다. 특히 한강에 대한 페미니스트 영성 관점의 내 해석은 내 딴엔 주목할 만한 논문이라고 생각한다. 2016년 한강이 부커상을 수상하여 세계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기 2년 전 나는 2014년 벨기에 루벤에서 열린 국제문학종교문화학회(ISLRC)에서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고, 발표 후 한강의 작품에 매료된 몇몇 청중이 내게 다가와 질문했다. 그때만 해도채식주의자가 영역되기 전이라서 청중들은 한강의 작품을 읽을 수 없음에 못내 아쉬워했다. 이후 2018년 한강은 부커상을 수상했고, 이어 올해 노벨상을 수상했다. 자랑스러운 쾌거였다. 한강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훨씬 전 그를 유럽에 소개한 어쩌면 첫 연구자가 나였다는 자부심은 착각이겠지만 그래도 암튼 자랑스럽다. 여전히 채식주의자의 진면목을 오해하는 사람들에게 내 논문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2부에 포함된 조선의 송덕봉과 에비게일 아담스에 대한 연구 역시 딱히 문학 텍스트 분석이 아니라서 2부의 종교 문학 비평에 어울리지 않는다. 시공의 차이를 넘어서는 두 여성의 저항과 순응의 길항에 대한 이야기는 단지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쓰였다는 이유로 2부에 포함시켰음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3부는 ‘위기 소론’이다. ‘종교’와 ‘페미니즘’이라는 키워드 못지않게 ‘위기’는 언제나 나를 사로잡는 주요 관심사였다. 인문학의 위기, 대학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 지역의 위기, 환경위기, 지구 행성의 위기, 불평등의 위기, 과학기술의 위기, 청년의 위기, 문명의 위기, 이성의 위기, 중년의 위기, 결혼의 위기, 돌봄의 위기, 팬데믹의 위기 등등, 꽤 오랫동안 우리는 다양한 “위기”를 우려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담론을 생산해왔다. 나 역시 우리가 직면한 도전과 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해법 모색에 적극적이었다. 나의 문학 연구가 고담준론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길 바라는 소망 때문이었다. 해법 모색의 결과인 논문 세 편을 이 책에 포함시켰다. 문학의 위기, 포스트모더니즘의 위기, 이성 중심적 휴머니즘의 위기를 세 편의 논문에서 다루고 있고, 노드롭 프라이, 테리 이글턴, 실비아 윈터가 제시하는 각각의 대안에 주목하는 논문들이다. 우리가 직면한 “위기 사회”는 이론과 실천적 대응을 함께 필요로 한다. 그래서 “위기 사회”에 관심 있는 몇몇이 모여 2023년 비영리단체인 “위기사회연구원”를 조직했고, 그 단체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당면한 다양한 위기를 기술하고 분석할 뿐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연구를 지속하고자 한다. 이 책은 술술 읽히지 않는다. 논문의 특성상 표현이 압축적이고 친절한 설명이 부족하다. 일독을 권한다면 내 욕심일 게 뻔하다. 그래도 종교와 페미니스트 영성에 관심 있는 문학인이 나 대학원생이라면 권하고 싶다. 사유의 지평이 넓어지고 어쩌면 갈등의 한복판에서 훨씬 여유있고 너그러워질지도 모른다. 책의 표지는 추상 작가 김훈 선생의 작품 “생성” 시리즈의 하나다. 지층을 뚫고 기원을 탐색하는 듯한 이 그림이 이 책의 전반적인 기조와 맞닿을 듯하여, 김훈 선생님의 작품 제작 의도와 상관없이 표지로 삼았다. 소중한 그림을 이 책의 표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김훈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또한 이 책은 2024년도 대학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출판되었고, 편집을 위해서 수고해주신 충남대학교 출판문화원 양광준 과장님과 편집위원들, 또 행정지원을 위해 아낌없이 수고해주신 영문과 조교 김용남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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