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생일 파티 소식에 반 장난으로 만화책을 만들어서 준 적이 있다. 친구가 키웠던 강아지 이름도 뽀삐였는데 21년 동안이나 장수한 강아지였다. 나는 17년 살았던 걸로 착각하고 17년 뽀삐란 작은 만화책을 만들어서 선물로 줬는데 그걸 본 몇몇 지인들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그때 영감을 받아 ‘19년 뽀삐’를 만들게 되었다. 마당에서 키웠던 아롱이, 집에서 키웠던 뽀삐, 뽀삐, 뽀삐··· 마지막으로 인연을 맺었던 뽀삐에 대한 상처가 동물은 절대 키우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속에 뽀삐를 하나 더 키운 기분이다. (부끄럽지만 후반부 스토리를 쓸 땐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썼다.) 보통 만화 스토리는 우연히 내 앞에 나타나 눈이 마주치게 되면 만화로 만들었었는데 뽀삐 이야기는 누가 내 가슴팍에 툭 던져주고 간 느낌이다.
친구의 생일 파티 소식에 반 장난으로 만화책을 만들어서 준 적이 있다. 친구가 키웠던 강아지 이름도 뽀삐였는데 21년 동안이나 장수한 강아지였다. 나는 17년 살았던 걸로 착각하고 17년 뽀삐란 작은 만화책을 만들어서 선물로 줬는데 그걸 본 몇몇 지인들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그때 영감을 받아 ‘19년 뽀삐’를 만들게 되었다. 마당에서 키웠던 아롱이, 집에서 키웠던 뽀삐, 뽀삐, 뽀삐··· 마지막으로 인연을 맺었던 뽀삐에 대한 상처가 동물은 절대 키우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속에 뽀삐를 하나 더 키운 기분이다. (부끄럽지만 후반부 스토리를 쓸 땐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썼다.) 보통 만화 스토리는 우연히 내 앞에 나타나 눈이 마주치게 되면 만화로 만들었었는데 뽀삐 이야기는 누가 내 가슴팍에 툭 던져주고 간 느낌이다.
초판이 나오고 10년, 개정판을 만들며 심정이 복합적으로 괴롭다. 이십대 초반에 공장에서 노동했던 기억, 이 만화를 만들려고 혼자서 대책없이 작업했던 당시의 나 (……) 완성 후에 원고료 없이 노동 관련 매체에 연재 조율을 하다가 결국 무산된 상처, 거칠게 묘사한 인물들에 대한 미안함,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노동 현실, 애써 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 - 2022년 개정판을 내며 中
…이 만화가 공장 노동자의 이야기라고 해서 어떤 목적을 위해서 만든 만화가 아니라는 점을 여기서 밝혀 두고 싶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혹시나 정치적인 해석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이런 말을 하는 게 욕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공장에서의 경험을 고스란히 만화로 녹여 내면 보는 사람들이 그 자체로 재밌게 읽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그런 것들이 만화를 통해 잘 전달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삐꾸 래봉』을 연재할 당시, 이런 내용은 다신 그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래봉이가 괴롭힘을 당하면 나도 괴로웠고 래봉이가 즐거울 땐 나도 마음이 편안했다. 하지만 즐거운 장면은 잠시뿐이라 마감 날짜가 다가오면 어서 빨리 이 우울한 이야기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러다 2년 가까이 연재를 하면서 래봉이의 괴로움에 점점 익숙해져갔고, 처음과 달리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않는 내 모습에… 내 안의 폭력성을 느낄 수 있었다. 래봉이를 자살로 몰아가는 아이들의 괴롭힘을 그릴 때가 되어서야 다시 래봉이의 감정에 몰입이 되었고 나는 뒤늦게 래봉이를 붙잡았다. 그것이 래봉이를 자살에서 구해냈고 처음에 구상한 결말대로 흐르지 않을 수 있었다. 결말이 바뀌어서 정말 다행이고, 힘든 이야기 속에서 고생한 래봉이에겐 미안한 마음이다.
이 만화는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에 개그 만화를 제안했다가 요즘 아이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권유로 만들게 된 작품이다. 방향을 제시해준 『고래가 그랬어』와 캐릭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어준 나의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의 아이들에게 감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