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함, 고마움, 아쉬움, 미안함… 뽀뽀에 담긴 여러 감정을 동물과 나누는 책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것이 멸종된 동물, 멸종 위기 동물, 우리 주변의 친숙한 동물들을 통해 전달되었으면 했고요. 수없이 동물들을 그리며 도도와 콰가처럼 자료에 없는 모습을 상상해야만 하는 동물도 있었고 차에 치인 고라니, 뿔이 잘린 코뿔소 등 생각지 못한 동물들의 상황을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책 속에서 잘려 나간 코뿔소의 뿔을 다시 그려 주고, 콰가는 다시 한번 초원을 달리게 했어요.
제가 동물을 그리게 되면서 알게 되고 느끼게 된 것을 책을 보는 분들이 공감하며 딱 저 만큼의 애정을 갖고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봐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통해 엄청난 변화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조그만 마음들이 모여 관심을 갖고 동물들을 대한다면 그들도 조금은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동물들이 행복한 감정을 느끼며 우리와 오래도록 함께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들다운 삶을 살아가면서요.
“내가
행복했던 곳으로 가주세요”
- 박지웅 「택시」 (『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수록작)
『출발! 자동차 여행』은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자동차가 있다면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책입니다. 하늘, 바다, 우주 끝까지 달리지만 기나긴 여행 끝에 결국 제일 닿고 싶은 곳. 여행을 떠나는 누군가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 그 간절한 마음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신나고 즐거운 여행인 척, 뻔하고 행복한 결말인 척하는 이 그림책은 담담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무언가를 비판하거나 논쟁을 벌이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책을 보면서 마음이 조금 동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책을 넘기며 생각해 온 상상들이 뒤집히는 그 순간에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어쩌면 우리의 고정관념도 뒤집을 수 있지 않을까요? 입장을 거꾸로 생각해 보면요? 우리에게 당연한 것은 없을지 몰라요.
- 아직 그대로일까?
- 그럼,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다른 건 몰라도 이 말은 진짜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