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엄마와 일기를 썼습니다. 엄마는 '서울 어머니학교'에서 한글을 배우는 학생이었고, 저는 그곳에 자원 교사로 다녔습니다. 무엇하고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엄마와 함께 한 그 시간들을 쓰고 싶었습니다. 엄마가 힘겹게 내어 놓는 엄마의 삶을 흘리지 않고 그대로 받아 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쓰려 하니 무엇을,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그저 날마다 엄마와 사는 얘기를 일기처럼 죽 쓰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날마다 엄마를 새로 만났습니다. 그리고 나를 마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