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사인 저자는 자신의 전공을 십분 발휘해 《구봉구는 어쩌다 수학을 좋아하게 되었나》의 세계 안에서 문학과 수학의 만남을 성공리에 이루어 냈다. 400번과 800번 서가 사이의 복도에서 떠나는 이상하고 규칙적인 수학 마을 여행이라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마당에, 수학과 어우러진 이상과 윤동주의 시를 맞닥뜨릴 거라고 어느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행여 수학이 소홀히 다뤄진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은 붙들어 매시라. 수의 탄생부터 비유클리드 기하학까지 실로 방대한 수학 이야기들이 흥미로운 모습으로 여행자 구봉구 앞에 등장한다. 수학 교사인 내가 이토록 가슴 설레며 읽어 나가도록 이야기를 엮어 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랄 정도다.
이 책은 수학의 가장 중요한 기본을 잡아주고 있다. 그건 바로 수학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기호에 대한 것인데, 그냥 단순히 약속이니까 이렇게 저렇게 사용한다고 하지 않고 그 용어와 기호의 어원이나 기원을 아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사실 이 부분만 제대로 짚고 넘어가더라도 중학교 수학의 절반은 품에 안고 가는 셈이다. 중국과 일본을 거쳐 오면서 수학 용어가 한자어로 이루어진 것이 많은데 이것을 일일이 소개하면서 그 뜻을 안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