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0년 무렵의 창덕궁과 창경궁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동궐도'와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 보면 그 엄청난 차이에 놀라게 된다. 너무 많이 없어지고 일그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시대에 창덕궁은 '공식적'으로 조선의 여러 궁궐 가운데 원형이 가장 잘 남아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워낙 궁궐이 심하게 훼손되어 상대적으로 그것이 사실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상대적 미사여구에 현혹되어 지금의 모습을 옛 모습으로 오인하는 사람들을 대하면서 늘 안타까웠다. 이 책은 이렇게 창덕궁의 참모습을 찾아내어 알리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이 책에서 창덕궁의 참모습은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역사책과 당시 사람들의 글 속에 흩어져 있는 창덕궁의 작은 조각들을 찾아내어 이리저리 맞추는 방법으로 추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