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작은 가방 하나에서 시작되었답니다. 텔레토비가 그려진 초등학생용 배낭 가방.
북한 용천의 열차 폭발 사고 현장 위성사진을 텔레비전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폭발 사고로 피해를 입은 인근 소학교 모습이었습니다. 허물어진 학교 건물과 학생들이 미처 챙겨 가지 못한 가방이 흩어져 있는 사진이었어요. 그런데 그 사진 속에 한때 유행하며 인기를 끌었던 텔레토비가 그려진 가방이 있었답니다. ‘맞다, 북한 땅에도 가방 메고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가 있었지!’하는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어린 시절, 산기슭에 있는 우리 집에는 개 한 마리가 있었어요. 비록 색깔은 누렇지만 복슬복슬한 털이 무척 귀여워서 ‘복실이’라고 불렀어요. 복실이가 얼마나 신통방통한 개였는지 우리 식구들은 모두 좋아했지요.
사람이 지나가면 한쪽으로 비켜서서 기다릴 줄도 알았고 무엇보다 가족 둥에 누군가 장에라도 다녀올라치면, 하루에 두어 번밖에 다니지 않는 시골 버스가 서는 마을 입구까지 시간 맞춰 마중을 나오기도 했어요. 새끼를 낳은 뒤에는, 자기 밥 중 반을 남겨 둘 줄도 알았어요. 복실이는 온 가족들에게 사랑을 받았죠. 물론 나도 복실이를 무척 좋아했어요. 하지만 때때로 복실이와 비교되면서 꾸중을 듣게 되면 어린 마음에 복실이를 미워하기도 했어요. 사실 전 어릴 적에 무척 개구쟁이였답니다. 장난치고 노는 데만 바빠서 예절도 잘 지키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때때로 ‘아이고, 복실이만도 못한 놈’이라고 꾸중을 듣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런 꾸중은 한 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려보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큰 변화가 찾아왔어요. 갑자기 아주 예절 바르고 착한 아이가 된 거예요. 어떤 일이 있었냐고요? 궁금하죠? 하루아침에 예절 바른 사람으로 만들어 준 일이 뭘까요? 아마도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그 비밀이 풀릴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