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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고와 다를 바 없는 다락에서 정성이는 생각할 것이다. 기라 고모와 할머니와 어머니와 아버지, 언니와 미농 씨를 생각할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어른들 역시 실망한 마음을 안고 Q에 모여들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어른들의 이야기 속에서 정성이가 무엇을 발견했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것은 정성이의 마음속에 스며든 어떤 바람 같은 것일 테니까. 누구의 마음속에나 있지만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바람 같은 것. 그것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일 테니까. |
| 개인적인 상처와 사회적인 상처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끼인 채 어쩔 줄 몰라 하는 한 사람을 생각했다. 그 사람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
| 무지막지한 시간의 덩어리가 지나갔다. 바위 같은 시간들이었다. 마침내 세계와 나 사이의 간극이 틈을 벌렸을 때 이야기들이 내 손을 잡고 말을 걸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쓰고 난 후, 그런 후에야 나는 ‘슬픔’과 ‘무’ 중에서 ‘슬픔’을 택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
| 이 집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서백자 할머니 가족과 이제 막 이사한 주인공 가족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그런 사람들을 시공간이 어루만져 주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아직 모르는 방식으로,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 방식으로요. 우리가 주변의 풍경이나 소리, 향기, 건축물을 통해 아름다움을 느끼고 위로받는 걸 보면 우리는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도 몰라요. |
| 시간이 지나고 원고를 정리하며 되짚어 보니 인물이 처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보다는 그들을 존중하는 마음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성장해 가는 인물들. 그런 인물들을 존중하기 때문에 늘 제 마음에 한층 와닿는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습니다. |
| 엄살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일찍 알아버린 사람들 이야기가 나를 찾아오는 이유는 아마도, 나 역시 그들과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니 오만할 필요도, 겸손할 필요도 없는 일을 나는 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다만 이야기와 마주할 때 '어떤 정직'을 유지하려 애쓸 뿐입니다. |
| 어떻든, 나는 이 일에 대해 또 쓰게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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