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배움의 근본적인 의미와 배움이 일어나는 방식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의도된 디자인’을 통해 학교가 진정한 배움을 실천하는 장소가 될 수 있게 돕는 ‘변화의 로드맵’이다. 프라카시 나이르와 로니 짐머 닥터리가 건축가로서의 영감과 전문적 경험을 모았고, 교육 분야 전문가인 리처드 엘모어 박사가 책 전반에 걸친 ‘전체론적 접근법’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다.
이 책의 독자들 중에는 원제 ‘러닝 바이 디자인’을 보며 존 듀이의 경험주의적 교육 철학 ‘러닝 바이 두잉(실천하며 배우다)’을 반갑게 떠올리는 이들이 있을 테다. 원제에는 디자인을 통해 배움의 변화를 실천하고자 하는 저자들의 메시지가 담겨 있으며, 한국어판 제목 ‘내일 학교’에는 이러한 원제의 의도를 한국의 현실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고심이 담겨 있다.
이 책의 매력은 배움에 대한 저자들의 개인적인 경험과 영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전문성에 기반한 학술적인 근거와 실천적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이 변화를 실천하기 위한 서로 다른 과정에 서 있는 다양한 주체들에게 공감과 재확인을 위한 안내서가 되기를 바란다. 구체적으로 교사와 교사 공동체는 공간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 결정 체계, 즉 교육 과정, 교수 활동 과 교수법, 교사 협력 등을 복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 관리자는 학교 교육에 대한 비전을 수립하고 교육 생태계와 학교 공간의 변화를 계획하는 데 영감을 받을 것이다. 건축 전문가들은 학습과 공간의 긴밀한 상호 작용을 이해함으로써 학교 공간과 함께 변화되어야 할 교육 체계 전반을 이해하게 될 것이며, 교육 행정가는 관내 학교 및 교육 시설의 재배치, 학교 지원과 시설 환경에 대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보다 근본적인 부분을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 지역 주민은 학습자의 입장에서 배움을 새롭게 바라보고 학교 교육과 시설 환경에 대한 신선한 수요를 만들게 될 것이다. 모쪼록 이 책을 통해 교육 공동체와 건축 전문가, 교육 행정가 들이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고 자신의 경험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위한 학교 현장의 변화를 실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