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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한승오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0년, 대한민국 부산

최근작
2018년 9월 <스페인과 바람난 남자들>

그래, 땅이 받아줍디까

생전 농사 한번 지어보지 않았던 내 손에 삽이 들렸고 호미가 들렸고 낫이 들렸다. 서툴기 짝이 없는 삽질, 호미질, 낫질. 그래도 땅은 나의 서투름을 탓하지 않았다. 농사꾼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너무 부끄러운 나에게도 가을의 수확은 어김없이 왔다. 서투른 농사꾼의 비틀비틀 뒤뚱뒤뚱 어설픈 걸음걸이로도 논밭의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시골은 낮은 땅이다. 모자라고 서투른 자에게도 문턱을 높이지 않는.

몸살

모내기를 막 끝낸 논. 구름 한 점 없이 쩡한 하늘, 그늘 한 점 없이 뜨거운 햇볕, 거침없이 불어 대는 거친 바람, 초여름의 시퍼런 기운 속에서 어린 벼가 홀로 몸살을 한다. 싱그러운 신록의 잎은 병들어 죽어가는 잎처럼 누렇게 변해가고, 꼿꼿한 듯 부드럽고 부드러운 듯 꼿꼿하던 줄기는 엿가락처럼 배배 틀린다. 사람의 손에서 컸던 어린 벼의 뿌리가 하늘과 땅과 바람의 자연스러운 기운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신의 잎을 죽이고 자신의 줄기를 죽인다. 하루, 이틀, 사흘... 어린 벼는 이제 낡은 뿌리를 버리고 굵고 허연 새 뿌리를 하나둘 뻗어내린다. 새로운 뿌리가 자라면서 땅을 단단히 부여잡을 무렵, 죽어가던 어린 벼는 다시 살아난다. 누렇게 떠가던 잎에는 짙은 녹색의 기운이 올라오고 배배 틀리던 줄기에는 단단한 심이 박인다. 사람의 손에서 클 때는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색이며 전혀 다른 힘이다. 바로 자연의 색, 자연의 힘이다. 자신을 죽이는 듯한 몸살을 겪으며 어린 벼는 인위의 껍질을 벗고야 만다. 마침내 벼는 자연 그 자체로 돌아간다. 나의 몸살도 벼의 몸살처럼 그런 것일까? 인위의 삶에서 자연스러운 삶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겪는 그런 아픔일까? 그렇다면 마침내 나도 저 벼처럼 그 길목을 기어이 넘어설 수 있을까?

연민

저자의 입을 통해 설파되는 붓다의 생생한 가르침, 그 연민의 바다로 한번 들어가보라. 그것은 하루하루 무의미하게 흘러가버리고 마는 우리의 삶을 문득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는 스스로를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이야말로 붓다와의 살아 있는 만남이리라. 이 책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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