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말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입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사회투자국가론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사회적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경제성장과 분리되지 않습니다.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을 창출하면 부가가치가 생산될 수 있고, 이는 내수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지게 됩니다. 바로 이것이 사회투자국가론의 요체입니다.
헌법은 한 나라의 기초가 되는 것을 규정한 일종의 사용설명서 같은 것입니다. 실질적으로는 국민의 삶을 담는 그릇이면서 현실에서는 국가 그 자체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대한민국 헌법을 바꾼 지 벌써 37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등을 거치면서 국가의 책임과 역할, 국민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졌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37년이 지난 헌법으로는 이런 국민의 뜻을 온전히 따라가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답변해야 합니다. 국민 모두가 어디서나 차별받지 않고 골고루 잘 살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에 응해야 합니다. 그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현실을 담으면서 미래를 지향하는 헌법입니다. 우리와 미래 세대가 살아갈 대한민국은 국민의 자유와 안전,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는 나라, 국민의 참여와 의사가 반영되는 나라, 더 정의롭고 공정한, 그리고 중앙과 지방이 함께 잘 사는 나라여야 합니다. 정부 구조를 개혁하여 대통령의 일극체제를 개선하고 정치가 투쟁이 아닌 국민생활을 책임지는 생산기지가 되어야 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한 헌법개정안을 내놓습니다. 이 개헌안은 완성체가 아니라 논의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대한민국의 정치 변화에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